Lifeboat(Cannibalism) & Undertaker's Sketch.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0/12/21 23:54

예고한 대로 일일일몬 2탄 나갑니다. 2시즌 13화, 또는 26화인 '로열 에피소드 13(Royal Episode 13)' 또는 '여왕님이 곧 보실 거야(The Queen Will Be Watching)'의 열라 절라 악명이 자자한 '구명보트(식인)(Lifeboat(Cannibalism))'와 '장의사 스케치(Undertaker's Sketch)'. 대충 작년부턴가 하려고 벼르고'만' 있었는데 엘리자베스 속의 옷상에 힘입어서 드디어 소원을 풀었다. 어흑.
당연한 얘기지만 명백한 오역에 대한 지적을 제외한 항의는 일절 불허합니다. 내가 슬프단 말이다!


선원 1(마이클 페일린) : 여전히 육지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군……얼마나 되지(How long is it)?
선원 2(그레이엄 채프먼) : 그건 좀 사적인 질문이신데요.
선원 1 : 이런 멍청이를 보겠나. 우리가 구명정을 타고 표류한지 얼마나 되냔 말이야! 분위기를 아주 작살을 내놨어!
선원 2 : 죄송합니다.
선원 1 : 닥쳐!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잖아……여전히 육지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군……얼마나 되지?
선원 2 : 33일째입니다, 상사님.
선원 1 : 33일?
선원 2 :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그렇게까지 분위길 망친 것 같진 않은데요.
선원 1 : 닥쳐!
선원 2 :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닌 건 아니라고요.
선원 1 : 아니긴 개뿔이 아냐!
선원 2 : (선원 3에게) 내가 정말 분위기를 버려놨어?
선원 3(에릭 아이들) : 그, 글쎄…….
선원 1 : 이봐, 닥쳐! 닥.치.라.고.! ……여전히 육지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군……얼마나 되지?
선원 2 : 33일째입니다.
선원 4(테리 존스) : 첨부터 다시 해요? (선원 1에게 쳐맞는다) 켁!
선원 1 : 여전히 육지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군……얼마나 되지?
선원 2 : 33일째입니다.
선원 1 : 33일?
선원 2 : 예……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식량은 닷새째에 이미 떨어졌구요.
선원 3 : 다 끝이야, 우린 끝장났어!
선원 1 : 입 다물어, 모들링! 희망마저 잃으면 안돼! 틀림없이 곧 구조될 거야!
선원 4 : 좀 어떠세요, 함장님?
함장(존 클리즈) : 그다지 좋지 않아……몸을……가눌 수가……없어…….
선원 2 : 이대로는 모두 죽고 말 거예요.
함장 : 다들 듣게나……이게 마지막 기회야. 나는 틀렸어. 이 병신다리로는 오래 버티지 못해. 난 죽어가고 있네. 이겨내지 못하겠지……하지만……자네들은 살 수도 있을 거야……그러니 나를 먹게나.
선원 1 : 먹으라고요? 함장님을?
함장 : 그래, 먹게.
선원 2 : 우에에에에에엑! 그 병신다리를!?
함장 : 누가 다리까지 먹으라던가 톰슨. 아직 살집이 쓸만하게 남아 있어. 이 팔을 보게.
선원 3 : 다리만 문제인 게 아닌데요 함장님.
함장 : 무슨 뜻인가?
선원 3 : 저어……그러니까 제 말은…….
함장 : 무슨 이유로 나를 먹기 싫다는 건가?
선원 3 : (선원 4를 가리킨다) 전 차라리 존슨을 먹고 싶어요.
선원 2 : 실은 저도 그렇습니다 함장님.
함장 : 그러신가! (삐짐)
선원 4 : 오, 그럼 이제 만사 해결이네요. 모두 저를 먹으세요.
선원 1 : 어……음…….
선원 3 : 왜 그러세요, 상사님?
선원 1 : 아냐, 아닐세. 계속 얘기들 하게나. 난 별로…….
선원 4 : 어허 안돼요, 그러심 안되죠 상사님. 굶주리셨잖아요. 맘껏 드세요!
선원 1 : 아니, 그게 아니라…….
선원 2 : 존슨한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선원 1 : 그게, 이 친군 정결하지 않아.
선원 3 : 조심해서 잘 죽이면 돼요, 상사님.
선원 1 : 음, 나도 알지만……솔직히 말함세. 난 좀 더 기름기 없는 고기가 좋아. 내 취향엔 호지스가 딱이지.
선원 2 : (기쁘게) 오, 그렇다면야……얼마든지.
선원 3 : 에이, 난 존슨이 더 좋은데.
함장 : 작작들 다투고 그냥 나를 먹게.
선원 2 : 잠깐만요!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먼저 우리가 존슨을 먹고 상사님은 제 다리를 드시고, 함장님을 보존식으로 두고, 남은 존슨을 차게 식혀서 저녁으로 먹는 거예요!
선원 1 : 아주 좋은 생각이야, 호지스!
선원 4 : 이 기회에 복숭아도 다 먹어버리죠? (복숭아통조림을 꺼낸다)
선원 3 : 이제야 아보카도 좀 먹어보겠네요. (아보카도 두 개를 집는다)
선원 1 : 웨이트리스! (웨이트리스-캐롤 클리브랜드-가 다가온다) 여기 주문 좀 받아줘요. 우린 호지스의 다리하고…….

(야유소리)

보이스오버(존 클리즈) :
친애하는 PD에게
듣자하니 스튜디오의 관객들이 마지막 촌극에 큰 불쾌감을 표시했다던데, 본관 역시 심심한 유감과 강력한 항의를 표하는 바요. 영광스러운 영국해군을 마치 식인 습관의 온상인 양 묘사하는 행위는 해군사관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소이다. 우리 해군이 그 문제를 상대적으로 잘 조절하고 있는 건 이젠 지나가는 개도 다 아는 사실이외다. 영국공군이야말로 현재 그 분야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내고 있소. 도대체 아가일이 아덴에서 뭘 먹은 줄로 아는 거요? 아랍인? - B. J. 스메드윅 대령 (양파, 버섯, 마늘을 곁들인 화이트 와인 소스 속에서)

남자(테리 존스) : 그만, 그만하지 못하겠소! 소름끼치는 식인은 당장 집어치워요. 좀 더 깨끗하고 고상한 인간 본성을 찬양하는 스케치를 다루란 말이오!

(장의사)
장의사(그레이엄 채프먼) : 안녕하세요.
남자(존 클리즈) : 안녕하십니까.
장의사 : 뭘 원해요, 형씨?
남자 : 음, 그게, 좀 도와주세요. 저희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장의사 : 아 당연히 그래야죠. 우린 송장 다루기엔 이골이 났거든요.
남자 : 뭐라고요?
장의사 : 형씨 엄마를 처리하려면 한 세 가지 방법이 있어요. 파묻던가, 태우던가, 던져버리던가.
남자 : 던져요!?
장의사 : 템즈 강에 던져버리죠.
남자 : 뭐가 어째요!?
장의사 : 오, 엄마를 좋아했나요?
남자 : 그럼요!
장의사 : 그럼 던지진 않을 거예요. 어떻게 할래요? 파묻을래요, 태울래요?
남자 : 어느 쪽이 좋겠습니까?
장의사 : 둘 다 끔찍해요. 태운다 치죠. 형씨 엄마는 훨훨 타는 불 속에 쑤셔박혀서 따닥따닥따닥 타올라요. 아직 다 안 죽었으면 엄청 아프겠지만 빠르긴 해요. (관객들 야유한다) 그러고 나서 형씨는 재를 한 주먹 쥐고 집에 돌아가선 그게 엄마인 셈치는 거예요.
남자 : 저런.
장의사 : 파묻는다 치죠. 형씨 엄마는 바구미랑 못생긴 구더기 떼거리에게 마구 뜯겨 먹힐 거예요. (야유소리가 점점 커진다) 아까도 말했지만 아직 다 안 죽었으면 무지무지 아플 테죠.
남자 : 알았습니다. 음, 적어도 우리 어머닌 틀림없이 돌아가셨어요.
장의사 : 어디 있어요?
남자 : 자루 속에요.
장의사 : 잠깐 봐도 되나요? 굉장히 젊어 보이는데요!
남자 : 예, 예, 그랬죠.
(야유와 항의가 점점 커진다)
장의사 : (호출한다) 프레드!
프레드(에릭 아이들) : 응?
장의사 : 이번 손님은 먹을 것 같아.
남자 : 뭐욧!?
(다른 장의사가 문에서 머리를 내민다)
프레드 : 오케이, 오븐 켜둘게. (퇴장)
남자 : 저기, 실례지만, 음, 지금 우리 어머니를 먹으라는 겁니까?
장의사 : 어……그래요. 날고긴 아니에요. 요리해야죠.
남자 : 뭐!?
장의사 : 프렌치프라이랑, 브로콜리랑, 고추냉이 소스를 곁들여서 구워요.
남자 : 오, 조금 출출해지는군요.
관객들 : 말이 되냐! 우─! (기타 등등)
장의사 : 아주 좋아요!
남자 : 파스닙도 좀 올릴 수 있을까요?
장의사 : (부른다) 프레드! 파스닙도 넣어줘!
남자 : 하지만, 정말, 이러면 안될 것 같은데.
장의사 : 자, 자, 들어봐요. 일단 먹어치워요. 다 먹고 나서 그래도 영 찝찝하다 싶으면 우리가 무덤을 파줄 테니 거기다 싸그리 토해내면 되죠.

(관객 일부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세트장으로 돌격해 들어가 항의하고 카운터를 후려치고 대소동을 벌인다. 카메라가 자막기 쪽으로 돌아가고 엔딩롤이 올라가면서 국가 '신이시여 여왕을 구원하소서(God Save the Queen)'가 울려퍼지자 모두가 입을 다물고 기립한다. 엔딩롤이 끝나고 페이드 아웃.)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쓸데없이 국가가 나오는 이유는 제목 그대로 시작부터 끝까지 엘리자베스 2세가 시청할 거라는 농담을 밀어붙이기 때문이다. (정작 여왕님은 중간에 ITV로 채널을 돌렸다[..........])
(註 2) How long is it? 을 직역하면, 말할 것도 없이, '얼마나 길지?' 다....... 왜 그게 사적인 질문인지 이해 못하는 순진한 분은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께 물어보면 절대로 안됩니다.
(註 3) 상사님 : 물론 페일린이 연기한 해군의 정확한 계급 따위는 나오지 않지만 불행히도 한국에는 Sir에 대응할 만한 번역어가 존재하지 않고 제복이나 호칭으로 보아 하사관 클래스인 건 거의 확실해 보이므로 대충 제일 그럴싸해보이는 계급을 찍었다. 너무 따지지 맙시다. 어흑.
(註 4) 뭔가 그레이엄 채프먼이 맡은 수병의 이름이 톰슨과 호지스 사이를 오락가락하지만 함장님이 잘못 알았던가 호지스 톰슨이던가 둘 중의 하나다. 신경 써서 뭐하겠는가(.....)
(註 5) 병신다리 : 원문은 gammy leg. 대충 일시적인 부상을 입어 (생명에 그다지 지장은 없지만) 흉칙하게 짓무른 다리라던가 어쨌다던가. 미국에서는 'bum leg'라고 한댄다. 일부 주장에 따르면 'crooked/deformed(기형의)' 를 뜻하는 켈틱어 'kam'에서 유래했다는데 아무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한 마디로 함장은 대단치도 않은 부상을 갖고 나 죽네 어쩌네 떠들고 있는 셈이다(.....). 그냥 '다친 다리'로 번역하자니 그닥 웃기지도 않고 임팩트도 영 없어서 deformed에 착안해 '병신다리'로 번역했습니다.
(註 6) 정결 : 원문은 kosher. 존슨은 유대교의 율법에 어긋나는 음식이란 얘기(.....)
(註 7) 정말 어처구니가 없지만 Lifeboat 스케치 '역시'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1884년의 악명높은 미뇨네트(Mignonette) 호 사건, 또는 당국 VS 더들리/스티븐스(Her Majesty The Queen v. Dudley and Stephens, 14 Q.B.D. 273) 공판이 바로 그것. 19.43톤의 미뇨네트 호는 1884년 7월 5일 희망봉에서 1600마일 떨어진 공해 상에서 난파했고, 선장 톰 더들리를 비롯한 세 명의 선원 에드윈 스티븐스, 에드먼드 브룩스, 리처드 파커는 구명보트로 배를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보트에는 식량도 식수도 거의 실려 있지 않았고, 그나마 어떻게 조달한 것도 18일째에는 동이 나 버렸다. 제비뽑기로 희생양을 선정하려 했지만 이야기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20일째 되는 날 가장 어리고 가족도 없는 선실 급사 파커(당시 17세)가 해수를 잘못 마시고 근 혼수상태에 빠졌다. 결국 나머지 세 사람은 파커를 죽이고 시체를 먹어 목숨을 부지하기에 이르렀으며, 24일째 되는 날 독일 배에 구조를 받았다. 이들은 모국으로 송환된 후 살인죄로 구속당했는데, 여기에 카르네아데스의 판자로 대표되는 긴급피난을 적용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놓고 가열차게 공방을 벌이다 결국 영국고등법원 왕좌부(High Court of Justice Queen's Bench Division)까지 올라갔다. 고등법원은 모살죄로 사형을 선고했으나, 세간에서 워낙 동정 여론이 강했던 까닭에 빅토리아 여왕이 특사를 내려 금고 6개월로 감형했다고 한다. 한편 여담으로, 에드가 앨런 포우가 1838년에 발표한 낸터켓의 아서 고든 핌의 이야기(The Narrative of Arthur Gordon Pym of Nantucket) 2장에서는 주인공을 포함한 네 명의 선원이 구명보트를 타고 표류하며 지독한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제비를 뽑아 지목된 자를 잡아먹는데, 그 불운한 선원의 이름은 리처드 파커였다.....
(註 8) 캐롤 클리브랜드(Carol Cleveland) : 일곱 번째 파이슨으로 꼽히기도 하는 이 시리즈의 거의 유일한 여성 고정출연진. (나머지 하나는 클리즈의 전 마누라인 코니 부스Connie Booth다)
(註 9) 식인 습관의 온상 : 그런데 표류 중에 식량이 떨어지면 제비를 뽑는 건 뭐 거의 불문율 맞다던뎁쇼; (포우 역시 1820년의 에섹스Essex 호 사건에 영감을 얻어서 아서 고든 핌의 이야기를 썼다고)
(註 10) 아가일과 아덴 : 1963~1967년 영국의 왕령식민지인 예멘의 아덴 지구에서 일어난 아덴 반란(Aden Emergency). 아가일은 반란 진압에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영국육군 스코틀랜드 사단 제 1 보병대대 '아가일 & 서덜랜드 하이랜더즈(Argyll and Sutherland Highlanders)'.
(註 11) 장의사 스케치는 시종일관 막 나가는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중에서도 가장 악명이 자자한 물건이다. 중간 중간에 들리는 관객들의 야유는 거의 실제 상황이라고(......). 사실 관객 전부가 주먹을 휘두르며 세트장에 난입하도록 만들려고 했는데 소방규칙 때문에 일부밖에 들어가지 못했고(.....) 진짜로 뜨악한 관객들은 침묵을 지켰다고 한다(..........). 아무튼 하도 악명이 높아서 1970년 처음 방영된 이후 마스터 테이프에서 짤렸다가(....) 1985년에 와서야 겨우 복구되었다고. 한편 본 스케치의 라이터 중 하나였던 존 클리즈는 1989년 그레이엄 채프먼의 장례식 추도사에서 이건 전적으로 병맛의 경계선을 한계까지 잡아늘리는 게 취미였던 채프먼의 공로라고 칭송했다나 어쨌다나(.............)


한 마디만 하죠. 이놈들은 변태다!
다음 일일일몬은 Four Yorkshiremen, Falling from Building, Dirty Hungarian Phrasebook, Working-class Playwright, Hell's Grannies, The Funniest Joke in the World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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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ycle Repair Man.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0/12/16 14:36

엘리자베스를 뒤집어쓴 옷상의 지나간 트위터를 별 생각없이 훑어보다 12월 9일자에서 아닌 밤중에 눈 튀어나올 한 마디를 발견했다.

옛날 몬티 파이슨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전파를 탔을 무렵엔 프로그램 시작이랑 끝부분에 이마노 유지 등등이 나와서 개그의 배경이 되는 영국 문화니 역사를 설명해주곤 했죠. 당시엔 그다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아서왕 이야기도요.
몬티 파이슨은 원래 30분짜리 방송이지만 일본에서는 해설까지 붙여서 1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만들었어요. 남는 시간엔 갓 데뷔한 타모리가 아이패치를 붙이고 4개국 매지션 같은 장기를 피로하는 미니 코너를 하기도 하고.... 잠깐, 은혼 상관없잖아?


옷상 당신 몬티 파이슨 보고 자랐소!!!!?

더구나 이마노 유지가 해설하고 타모리가 미니 코너를 맡은 일본 최초의 몬티 파이슨 방송은 1976년. 들리는 말로는 옷상은 1961년생........ 플러스 방영시간대는 밤 10시부터 10시 54분(미묘하다;).... 야이 어린애가 대체 뭘 보는 거냐아아아아아 잠이나 자란 말이다아아아아아아

어쩐지 그놈의 대책없는 뻘짓 근성이라던가 공중파를 두려워하지 않는 쓸데없는 담대함이라던가 묘한 기시감이 마구마구 엄습하더라더니 이래서 인간은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취향은 수맥 따라 지맥 따라 수렴하는 것이고 덕택에 나는 일일일몬을 실천하여 몬티 파이슨을 한 사람에게라도 더 전파해야 한다는 격심한 사명감에 사로잡혔다(....). 사로잡히지 마 이것아. 하여간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말만 떠들썩하게 해놓고 아예 손 놓고 있었던 스페인 종교재판소 프로젝트를 진행해 볼까 합니다 꾸벅꾸벅. 아니 먼저 일일일몬부터.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 하지 않소.
그런 관계로 다음의 스케치는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Monty Python's Flying Circus) 1시즌 제 3화 '꽤나 먼 거리에서 여러 종류의 나무를 구분하는 방법(How to Recognize Different Types of Tree From a Quite Long Way Away)'에 수록된 자전거 수리맨(Bicyle Repair Man). 3화에는 내가 턱없이 좋아하는 Restaurant Sketch도 있고 그 악명 높은 Nudge Nudge도 들어 있지만 하필이면 자전거 수리맨인 이유는.... 대사가 적어서 (뭐 임마!?)


내레이터(존 클리즈) : 이 사람은 평범한 사내가 아닙니다. 그의 이름은 F. G. 슈퍼맨. 겉보기에 그는 법을 준수하는 여타 선량한 시민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F. G. 슈퍼맨 씨에게는 비밀이 있습니다……언제 어디서나 사건이 터졌을 때, 그는───자전거 수리맨으로 변신합니다!!

슈퍼보이 : 자전거가 망가졌어요! 길 저쪽에서요!
자전거 수리맨(마이클 페일린) : '흐으으으으음. 보아하니 자전거 수리맨이 나서야 하겠군. 허나 어찌해야 정체를 들키지 않고 변신할 수 있을까?'
슈퍼맨 1(존 클리즈) : 자전거 수리맨만 여기에 있어주었더라면!
자전거 수리맨 : 잠깐! 자전거 수리맨이 어디 있는지 알 것 같소. 저기를 보시오!

(번쩍!)

슈퍼맨 1 & 2(그레이엄 채프먼) : 자전거 수리맨이다! 하지만……어떻게?

슈퍼맨 3(테리 존스) : 오 보게!
슈퍼맨 4(존 클리즈) : 저것이 주식중매인인가?
슈퍼맨 5(그레이엄 채프먼) : 혹은 건축측량사일까?
슈퍼맨 3(테리 존스) : 혹은 교회관리인일까?
슈퍼맨 일동 : 아니야! 자전거 수리맨이다!!

슈퍼맨 6(테리 존스) : 오! 자전거 수리맨! 와 주실 줄 알았어요! 이걸 보세요.

(철컥!)
(나사죄기!)
(구부리기!)
(공기 주입!)
(안장 교체!)

슈퍼맨 5 : 세상에! 제 양손으로 직접 수리하고 있다니!
슈퍼맨 4 : 보게! 스패너로 너트를 조이는 저 광경을!
슈퍼맨 6 : 오……오! 자전거 수리맨! 무슨 수로 당신께 보답할 수 있을까요!
자전거 수리맨 : 그럴 필요 없수다, 형씨. 이건 자전거 수리맨의 일상이니까요.
슈퍼맨 일동 : 우리의 영웅!

내레이터 : 그렇습니다! 자전거가 망가졌을 때, 혹은 공산주의의 거대한 위협을 받을 때, 자전거 수리맨은 항상 나타납니다! 공산주의자를 분쇄하고, 지워버리고,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추방하기 위해……더러운 빨갱이들, 까부수고, 짓밟고, 이빨을 뽀사버리라지……죽여! 죽여! 죽여! 저주받을 빨갱이 새끼들, 염병할 놈들, 갈아마셔도 션찮을 후레자식들! 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악!!!

아내 : 노만, 차 마실 시간이에요.
내레이터 : 지금 가 여보!



1. 화질이 드럽게 좋은 이유는 몬티 파이슨 측이 직접 올렸기 때문이다(.......) 이 인간들이 유투브 채널을 개설하면서 난립하는 불법 영상들을 정리한답시고 보통은 계정을 차단하거나 영상을 삭제해 버리는 게 보통이건만 더 고화질 영상을 업로딩해서 깡그리 쓸어 버렸대나 어쨌다나(..............)

2. 세탁소 시퀀스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험중개인의 모험(The Adventures of an Insurance Broker), 인컴택스[=소득세] 코믹스(Income Tax Comics), 야채가게(The Grocer) 같은 살떨리는 제목의 잡지들을 볼 수 있다.

3. '저거이 주식중매인? 건축측량사? 교회관리인?' 은 두말하면 입만 피곤하지만 물론 그 유명한 대사 "새인가? 비행기인가? 아니, 슈퍼맨이야! (Is It a Bird? Is It a Plane? No..It's....Superman)" 의 패러디다. 여담이지만 It's a Bird...It's a Plane...It's Superman이라는 겁나는 제목의 뮤지컬(1966년 초연)도 존재합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4. 막판에 등장하는 갑옷 입고 통닭 든 기사는 테리 길리엄이 분한 '통닭으로 사람을 때리는 기사(The-Knight-Who-Hits-People-With-A-Chicken)'. 시즌 1에 등장해 멍청한 소릴 하거나 웃기는 데 실패한 놈들의 머리를 생닭으로 마구 후려갈기고 다닌다(.....).

5. 다음의 일일일몬은 Four Yorkshiremen, Falling from Building, Dirty Hungarian Phrasebook, Lifeboat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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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부터 큰 웃음 한 방.

보거나 혹은 죽거나 | 2010/01/10 16:17


원래 실사는 잘 취급하지 않는데(뭐냐 이 씹덕스런 발언;) 너무나 유쾌한 나머지 두고두고 보려 확 긁어왔음. 그리고 나만 웃다 죽을 수 없으니 맨 위쪽에 붙입니다. 물귀신? 무슨 말씀을 이는 좋은 것을 널리 퍼뜨려 두루 즐기고자 하는 애틋한 마음의 발로라고요. 거 믿기 싫음 관두시고.
일본에 니코니코가 있다면 한국에는 DC가 있지요 예. 이런 변태들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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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다가 끝난 셜록 홈즈 관람 후기.

보거나 혹은 죽거나 | 2009/12/30 14:04

항례의 한 줄 감상 : 씨바 차라리 퀴어물을 찍으란 말이다

베이커 스트리트 이레귤러스들은 갈아마시려 달려들겠지만 괜찮아 감독. 동인녀들이 온 몸을 바쳐 당신을 지켜줄 거야.
그러니 어서 후속작을 내놓지 못할까!!!!

01. 당신이 동인녀라면 반드시, 반드시, 바아아아아안드시 영혼의 자매와 함께 가시길 바랍니다. 별 생각없이 독야청청을 즐기고자 혼자 가거나 일반인과 동행할 시 영화 개시 10여 분 내에 극장 의자 위에서 몸을 비비 꼬며 괴로워하다 심각한 주화입마에 빠지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진짜야! 내 말 믿어!!

쥐덫인지 유주얼 서스펙트인지에서 범인은 (삐────)다!! 라고 외쳤다는 모 전설의 용자를 본받아 눈밭을 떼굴떼굴(데굴데굴이 아니다!) 구르며 외치고 싶더이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엔들리스)

02. 모처에서 저 호모물 운운 관련으로 실제 LGBT와 동인녀 사이의 어마어마한 간극을 목격하고야 말았다. 아니 당연한가;;;
호모는 무지막지한 차별용어인 이상 게이물이나 퀴어물이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는 주장은 십분 이해하거니와 죄, 죄송하지만 고독한 영혼의 황야를 방황하고 있는 한 마리 키메라 동인녀 인생 이십(삐-)년에 감히 단언하거니와 그게 좀, 많이 다르지 말입니다....?

게이물/퀴어물은 다들 아시다시피 주역이 성적소수자임을 최소한 관객에게 공언하고 연애든 커밍아웃이든 하여튼 뭐든 하는 작품을 가리키는 용어죠. 가까운 사례로는 브로크백 마운틴이나 밤이 기울면이나 의혹이나 서양골동품과자점 등등등이 여기 해당하고.

헌데 말이죠, 뭐 항상 예외는 있습니다만, 많은 경우 동인녀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건 호모물이다!!!!!!' 라 부르짖는다면 그건 이퀄 나는 이형접합(...)을 사랑한다능! 남자랑 잔다니 이해할 수 없다능! 이러고 떠들고 댕기거나 여자 가슴골 보며 헐떡대는 주제에 정작 불꽃 튀고 무무무하고 띠-하고 보는 뇬 정신이 다 혼미한 화학반응은 여자를 따하고 지들끼리만 일으키는 괘씸한 사내색히들을 가리켜 '씨발롬들아 애먼 여자 인생 고만 말아먹고 걍 니네들끼리 붙어먹어라' + '아니 님하 저거시 정녕 우정이라 그 말입니까 내가 모르는 사이에 우정의 의미가 심히 변질됐나효' + '이래서 남자들이란.... (담배 훅)' 의 황망한 심정을 마요네즈에 섞어서 버무린 혼의 절절한 절규라고요(..........)

말 나온 김에 특히 포비아 기질이 농후한 - 말해버렸닷 - 남덕들이 동인녀에 대해서 뭔가 심하게 오해하는 건덕지가 하나 있는데,
우리 자매들은 '멀쩡한'(풉풉풉) 스트레이트를 게이로 곡해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 자매들은 '남자가 남자에게 반했다'의 의미를 A 밟고 B 밟고 C까지 확장할 뿐입니다(.........)

(항상 예외는 있지만 따지지 맙시다 일단)

언젠가 L모 님이 동인녀야말로 금세기 최후의 눈 멀고(....) 귀 먹은(....) 로맨티스트가 아니겠느냐 의심하신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격하게 동의합니다.
이것저것 머리 꼬리 다 떼고 심플하게 핵심만 꾸욱 즈려밟자면 그야말로 종족도 나이도 성별도(....) 기본적 성적 취향도(....) 심지어는 내 유전자를 남기겠다는 인류의 지상과제이자 종족보존본능도 쳐씹는 절대적 로맨스 내지는 화학반응을 기대하는 게 동인녀의 기본 심리 중 하나라서요. '나는 너니까 좋아하는 거라능! 아무 남자나 다 좋지 않다능!!!' 이란 따지고 보면 사실 좀 웃기지도 않는 변명이 이 바닥에선 아직까지 멀쩡하게 통용되는 꼴 보면 빤하지 않습니까. 그걸 왜 하필 男男 형태로 구현하냐 하면 뭐 남자들이 가슴 둘보다 가슴 넷이 더 좋다면서 레즈비언 포르노 보는 것과 같은 원리(야 임마!!!)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동인녀가 헐떡대는 realtionship between two men은 bromance with sex예요. 영어가 싫으신 당신을 위해서 좀 쉽게 까놓고 말하자면 대개 상대가 '그놈'이니까 하닥하닥 넘어간 한 마리 가련한 나비지(...엉?) 원래부터 '동성'을 성적 대상으로 인식하던 넘이 아니라 이겁니다. 즉 실제 성적소수자로 취급하는 케이스는 굉장히 드물기 때문에 게이물/퀴어물이란 용어는 쓸 수 없습니다. 일단 무늬는 스트레이트 맞다능?
그렇다고 해서 BL/야오이라 하자니 이건 이거대로 굉장히 제한적인 표현이고. 특히 BL. 어린 사내색히들 따위 기본적으로 수비범위 바깥이고 최저 라인이 20대 중후반인 나같은 동인녀는 어쩌라는 거냐!?
Bromance라는 참-잘도-갖다-붙인다 싶은 신조어도 있지만 위에서 이미 슬그머니 언급했다시피 브로맨스의 사전적 정의는 'close but non-sexual relationship between two (or more) men, a form of homosocial intimacy'입니다. 젠장 non-sexual이래잖아! 명색이 여성향 포르노인데 C가 없으면 무슨 소용(생략)

굳이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 뭐가 좋겠냐는 의견은 천만 번 맞지만, 동인녀라면 누구나 알 황당하고도 황망하고도 몸이 비비비 뒤틀리는 그 오묘한 느낌까지 좌륵 썰어넣은 '호X물'을 대체할 만큼 적절한 표현이 당장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호모포비아들이 비하/멸시하는 의미로 쓰는 호모물 운운과 대부분의 동인녀가 사용하는 호모물 운운 사이에는 약 삼천만 광년의 간극이 있음만 좀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꾸벅꾸벅. 일단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혼의 자매들끼리 돌려보며 키득댈 때 말고는 절대로 쓰지 않는다능.... 진짜라능.....
(문제의 글은 좀 지나치게 어둠의 세계 밖으로 노출된 감이 없지 않았죠)
(그러니 일반적인 의미로 까짓 호모란 말 좀 쓰면 어때! 하는 어린 아해들은 꺼지라능. PC는 뭐 목에다 장식으로 걸라고 있는 줄 아나요)

어울리지도 않는 진지한 고찰(....) 나부랭이는 싹싹 쓸어다 저 구석탱이에 처박고, 여기서부터는 본심(....).

감히 스트레이트의 인두겁을 살포시 뒤집어쓰고 시침 딱 떼고 자빠진 물건 따위 차별하면 좀 어때요!! (뭐 임마!?)
씨바 감독님하 차라리 대놓고 퀴어물을 찍으라니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랑 주드 로 데려다 이것저것요것조것 다 시켜보니 좋더냐? 좋더냐? 엉? 좋더냐!!

03. 홈즈가 열라 부시시하고 별로 영국인 같지도 않고 왓슨이 이거 뭐 근 전투종족급으로 화면 위를 종횡무진 날아댕기고 아이린이 뜽금없이 캣츠아이(...)가 되어 있는 가운데 (아니다 세인트테일인가?) 램프에다 221B를 꼼꼼히 박아넣는다거나 왓슨이 다리를 전다거나 왓슨의 개가 졸랑거리고 돌아다닌다거나 하는 씨잘데없는 고증은 아주 세밀히도 해놨대요. 싯파 이게 전국 바사라냐!!!!?

알아요 안다고. 모에의 시대는 갔어. 새 시대의 코드는 격뿜이야. 누가 모른다더냐!!!

04. 위로는 로저 이버트 영감님부터 아래로는 썩은 토마토의 유저들까지 대략 '별로 홈즈 같진 않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분위기더라(....).

05. 오오 아이린 언니 오오
저렇게 멋진 언니가 온몸으로 막 들이대는데 이마에 키스만 쪽 날리고 튀는 당신 무어냐. 하다못해 mouth-to-mouth하는 시늉이라도 해봐! (벌헉)

........아니 근데 원래부터 홈즈는 성분이 좀 의심스러웠........(후략)
...............최소한 고자인 건 원작에서부터 틀림없..............(강인하게 후략)

덕분에 드럽게 낭만적인 셜로키언들 일부가 셜록 홈즈와 네로 울프가 부자 관계다 박박 우겨대는 이유를 내 온 몸으로 뼈저리게 체험했어라. 그렇죠 피는 절대 못 속입(그만해 임마)

06. 다 알고 갔는데도 20초 간격으로 쳐뿜김과 민망함의 파도에 휩쓸리며 개폭과 모에 중간 어드메쯤의 영역에서 GG를 한 삼백 번쯤 칠 뻔했다(...)

아 그래 어차피 탐정과 조수란 호모(차별용어)의 다른 이름일 뿐이지! 동인의 피도 채 눈뜨지 않았던 내 나이 아홉 살에 '저 색히 감히 홈즈를 버리고 튀어!?' 라 펄펄 뛰게 하였던 왓슨이나 '남자 인생을 무더기로 쌈싸먹은 팜므파탈이지만 내앞에서는 한 떨기 수줍은 소녀인 백만장자 캐미녀'란 미연시 뺨을 쌍으로 후려갈길 무시무시한 설정을 업은 릴리 로원을 따놓고 울프와 태평하게 부부 싸움이나 하고 자빠진 굿윈이나 이놈저놈 할 거 없이....! (빠드드득)

(헌데 정작 비슷하게 유명한 포와로/헤이스팅스 관계가 홈즈/왓슨이나 울프/굿윈만큼 호모/모에롭지 않은 이유는 역시 크리스티 여사가 여성이라서 [후략])
(이래서 남자들이란 [담배 뻑뻑])

나의 뮤즈 지벨 님의 리퀘스트도 받은 김에 크리스마스 파티, 이번에야말로 끝내겠습니다. 두고 보자 후에에엥

07. 자막은 아예 내가 하나 새로 만들까 싶을 만큼 개차반이었지만 한국 극장 자막에 많은 걸 기대하면 당신이 나쁜 사람이고(....) 아이린만 존대하지 않는 것도 어디냐 싶어 많이 참았거니와 내 이만은 그냥 곱게 봐넘기지 못하겠다.

동생이라니! 동생이라니! 동생이라니! 마이크로프트 오라버니가 동생이라니이이이이이!!!!!

08. 이눔의 감독 편집하는 동안 임시 BGM으로 다크나이트를 갖다 썼다네요.
그예 다크나이트 음악 담당인 한스 짐머까지 끌어왔다네요.
기획 단계에서는 배트맨 비긴스의 컨셉을 따라 홈즈의 시초를 다루고 싶어했다네요.

당신 놀란의 배트맨 빠로군!!! 잘 알았어!!!!

09. 스크립트 자체는 쉽사리 구했는데, 영화 내용과 쌩판 다른 걸로 봐서 초고인 모양이더라. 젠장. 존 말코비치 되기도 초고 스크립트밖에 없더니!
헌데 아무데나 펴자마자 블랙우드가 홈즈를 세쿠하라하고 있었다(......)

뭐뭐뭐뭐뭐뭐뭐뭐뭐뭐뭐뭐뭐야 몰라 무서워....!!!!
(어쩐지 초장부터 마스터 케노비 전용 대사나 치고 있더라.....)

10. 엔딩곡이 어찌나 방정맞은지 관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영화관 의자 위에서 지벨 님과 단둘이 폭사하는 줄 알았다.
The Rocky Road to Dublin이라는 아이리쉬 폴크송이랩니다 지벨 님. 아아아아아아아아아일랜드 따위이이이이이이이.......!!!!!

11. 화면빨 죽여주더군요. 특히 라스트의 크레인 시퀀스는 그대로 캡쳐해서 할로우 씨 사건의 진상에다 써먹어도 되겠대.

12. 또 보러 갑니다. DVD도 살 겁니다.

뭐라고 아직도 안 봤다고요! 그러고도 당신이 태초의 이브 중 혼자 잘못 엇나간 뇬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동인녀 종족입니까!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자 어서 극장으로 GoGoGo!!!!!


덤. ........메리 언니 힘내라. (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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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거나 혹은 죽거나 | 2009/11/15 17:14

스플래터는 무섭지 않다. 단지 참혹할 뿐이고, 심지어 때로는 우스꽝스럽다.
진정한 공포는 '숨겨짐-보이지 않음-언뜻 보임'에서 오는 법이다. 발 루튼이 결코 표범을 드러내놓지 않고 스필버그가 죠스를 물 위로 끌어올리지 않았듯이.

할로우 씨 사건의 진실(The Facts in the Case of Mister Hollow). 잡지 루 모르그(Rue Morgue: 물론 모르그 가에서 따왔으리라)의 발행인 로드리고 구디뇨(Rodrigo Gudiño)가 빈센트 마르코네(Vincent Marcone)와 2008년에 제작한 6분짜리 단편영화.
카메라는 신화백과사전과, 케레스(Keres) 신에 대한 낙서와, 100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실종사건을 다룬 신문기사를 거쳐 1933년 조니 할로우(Johnny Hollow)라는 남자가 찍었다는 흑백 사진에 머무른다. 세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를 찍은 어딘지 모르게 위태로운 사진을, 카메라는 황량한 음악과 함께 전후좌우로 집요하고도 매끄럽게 훑으며 사진 속에 숨겨진 단서를, 그 뒤에 도사린 불길한 진실과 나아가 인간의 마음 속에 도사린 악을 토막토막 우리에게 보여준다. 일차적인 단순한 자극보다 모골이 송연해지며 신경의 단말이 싸늘하게 얼어붙는 느낌을 맛보기를 원한다면 지금 당장 밑의 영상을 돌려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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